본문 바로가기

여행기

조지아 여행기 3.1. 우쉬굴리 (쉬크하라(Shkhara) 빙하) 트레킹

쉬크하라 빙하는 메스티아에서 동쪽 우쉬굴리(Ushiguli) 근처에 위치해 있는 빙하로 메스티아 일대에서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곳 중 하나다. 보통 우쉬굴리에서 시작해서 왕복 16km에 6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는 코스다. 

대표 사진으로 쉬크하라 빙하 모습.

메스티아에서 둘 째날 찰라디 빙하를 다녀온 후 인포 센터에 들러 트레킹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았지만). 메스티아에서 쉬크하라 빙하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는 택시를 이용해서 우쉬굴리까지 가야 하며 비용은 왕복 1인당 40라리(16,000원 가량). 다만 택시도 마슈르카처럼 멤버를 모아서 출발한다고 했다. 

인포 센터에 갔다 와서 날씨를 확인해 보니 내일 비가 오는 걸로 되어 있다. 약간 고민이 들긴 했으나 일단 가는 방향으로 마음을 잡았다. 그리고 저녁에 독일 아주머니들로 구성된 트레킹 팀이 같은 숙소에 들어왔는데 저녁을 먹으면서 얘기해 보니 오늘 우쉬굴리쪽 트레킹을 하고 넘어온 거라고 하면서 우쉬굴리 꼭 가보라고 해서 우쉬굴리 여행에 대한 마음을 굳혔다.

메스티아 세 째날 9시 30분경에 경에 메스티아 센트럴에서(Seti Square 앞) 택시를 수소문했다. 택시 기사 아저씨 중 한 명이 어디 가냐고 묻길래 우쉬굴리와 쉬크하라 빙하 간다고 하니 그 쪽 가는 택시 기사 아저씨를 소개해 줬다. 뭐 택시라고는 하지만 9인승 승합차다. 가 보니 이미 이스라엘 걸들 3명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고 곧이어 터키 아저씨 두 명이 합류를 해서 바로 출발하게 되었다. 택시기사 아저씨 이름은 와호. 나중에 얘기하다 보니 스키선수를 했었었고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도 선수로서는 아니지만 왔었다고 한다. 그리고 외모는 살짝 영화배우 에드 해리스 닮은 듯.

이 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구름이 많이 껴 있었고 비도 간간이 예정되어 있었다. 

우쉬굴리 가는 길 크레이지 걸이라 별명 지어진 이스라엘 걸(샤칼) 덕분에 다들 금방 친해지게 되었고 여러 나라의 음악을 신나게 들으며 우쉬굴리로 향했다. 우쉬굴리 가는 길에 만난 풍경들...

산을 하나 넘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포장도로는 끝이 났다. 이후 줄곧 비포장 도로가 나왔다. 

우쉬굴리 가는 길에 야생 산양 떼를 만나 잠시 차를 세우고 구경을 했다.

이스라엘 걸 3명과 택시 기사 아저씨 와호. 흰색 차가 우리가 타고 가는 택시.

날씨가 많이 아쉬웠으나 그래도 나름 괜찮은 풍경을 보여준다.

아래 사진처럼 마을에서 마을로 트레킹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가는 길에 길 옆으로 바로 흐르는 계곡(?)물... 사진 찍으라며 택시 기사 와호 아저씨가 차를 잠깐 세워줬다. 차 문만 연채로 한 컷...

보통은 택시가 우쉬굴리까지 데려다 주면 이후부터는 트레킹으로 쉬크하라 빙하까지 가야한다.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던지 택시 기사 아저씨 와호가 원하면 트레킹 중간 지점인 쉬크하라 빙하 식당(Shkhara Glacier Restaurant)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단 1인당 20라리씩 추가하는 조건으로.  보통은 승객들이 가자고 해도 잘 가지 않는다고 한다. 트레킹 안내에서는 왕복 6시간이 걸린다고 했었으나 길 상태나 날씨로 봤을 때 6시간 만에 왕복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여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특히 터키 아저씨 두 명은 트레킹에 대한 정보 없이 그냥 동승한 듯해서 우리가 하자는 데로 그냥 따랐다. 

우쉬굴리에서 쉬크하라 빙하 식당(Shkhara Glacier Restaurant) 가는 길. 가다 보니 왜 택시 기사들이 잘 갈려고 하지 않는지 이해가 됐다. 우쉬굴리까지 오는 것도 비포장 도로라 편한 길은 아니었지만 우쉬굴리부터는 길이 더 좋지 않았다. 과연 이 승합차로 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구간도 있었다. 하지만 와호 아저씨는 능숙하게 길을 헤쳐 나갔다. 뭐 늘상 다니는 길이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여기를 다니는 차량들을 보면 9인승 승합차이긴 하나 우리가 아는 봉고와는 다르게 생겼다. 개조를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서스펜션이 높아서 차가 바퀴에서 붕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에 차량이 나온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승용차로 쉬크하라 빙하 식당(Shkhara Glacier Restaurant)까지 가는 건 불가능하고 보통 RV 차량으로도 어렵지 않을까 싶다. 혹시 차량을 렌트를 했더라도 이점을 유의하기 바란다. 

이렇게 차로 앞에 보이는 개울도 건너야 된다. 

가는 길에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트레킹을 하고 있다. 

 

쉬크하라 빙하 식당(Shkhara Glacier Restaurant)에 도착. 메스티아에서 우쉬굴리까지 1시간 30분. 우쉬굴리에서 쉬크하라 빙하 식당 까지 다시 30여분. 이렇게 2시간을 달려서 트레킹 시작점인 쉬크하라 빙하 식당(Shkhara Glacier Restaurant)에 도착했다. 

이렇게 나무로 된 다리로 개울을 건너면 식당이 있다. 개울이라고 소개했지만 지도상에는 인구리 강으로 나온다. 

인구리강 건너는 다리에서 바라본 식당.

잠시 짐을 재정비 한 뒤 트레킹 시작. 이스라엘 걸 3명 중 크레이지 걸이라 별명 지어진 샤칼은 트레킹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식당에 남기로하고 나머지 두 명의 걸과 터키 아저씨 2명 그리고 나 이렇게 5명이 트레킹을 나섰다. 트레킹 길은 식당에서 인구리 강을 건너편에서 시작된다. 

5분 정도를 가다 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갈림길이 나오는데 빙하로 가기 위해서는 수풀 사이로 보이는 오른쪽 샛길로 가야 한다. 왼쪽으로 보이는 길은 다른 곳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다행히 와호 아저씨가 미리 얘기해 줘서 딴 길로 접어들지 않을 수 있었다. 

이렇게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길이 잘 안 보니이 주의하도록 하자.

이렇게 수풀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을 걷게 된다. 

인구리 강 바로 옆으로도 걷고.. 

특이하게 생긴 꽃(?)도 피려하고 있다. (다 핀건가?)

수풀 사이로 난 길을 가다 보면 앞에 사람이 잘 안 보이기도.. 

같은 택시 타고 온 터키 아저씨들...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 같이 걸었다. 두 분 사이는 친한 친구이자 동서지간이란다. 휴가를 맞이해서 왔는데 와이프들과 아이들은 걷는 걸 싫어해 터키 해변에서 놀고 있고 본인들만 따로 왔다고 한다. ㅋㅋ

열심히 걷다 보니 빙하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구름에 가려진 건 산이고 사진 중앙에 보이는 흙으로 범벅이 된 것이 빙하다. 

쉬크하라 빙하와 구름에 가려진 쉬크하라산. 쉬크하라 빙하까지의 길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수준이어서 힘들지는 않았다. 

구름에 가린 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쉬크하라 산. 쉬크하라 빙하까지 평지 걷듯이 걸었으나 실제로 여기는 해발 2200m 지점이다. 게다가 뒤로 모습을 감추고 있는 쉬크하라 산은 높이가 해발 5193미터인 고봉 중의 고봉. 구름이 없었다면 그 풍경이 어땠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걷는 내내 날씨가 좋아져서 쉬크하라 산을 볼 수 있길 고대했지만 역시나였다. 

빙하 바로 아래서 만난 댕댕이. 

빙하 위에 간당간당 얹혀 있는 돌덩이 하나. 

헛! 댕댕이가 또 있다. 

쉬크하라 빙하는 아래 사진처럼 빙하까지 가 볼 수 있다. 하지만 빙하가 녹으면서 얼음이 떨어지기도 하고 돌덩이가 떨어지기도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같이 온 터키 아저씨들. 너무 겁 없이 빙하에 올라 가시는 듯.

빙하가 녹아 갈라지기도 하고 또 떨어진 돌들이 사이사이 끼여 있다.

빙하 앞에서 같이 한 컷.

빙하 바로 앞에서 내려다본 풍경.

빙하 트레킹을 마치고 시작 시점인 쉬크하라 빙하 식당에 모여 몸도 녹일 겸 잠시 쉬기로 했다. 같이 갔던 이스라엘 걸들이 속도가 좀 늦어 시간이 좀 더 걸릴 거 같다고 와호 아저씨한데 얘기했더니 그럼 자기는 한 탕 더 뛰고 오겠다고 한다. 원래는 두탕을 뛰거나 하면 안되지만 우쉬굴리에서부터 트레킹으로 왔던 여행객들이 안좋아진 날씨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기도 해서 그러라고 했다. 1시간이 채 안되서 와호 기사 아저씨가 돌아왔고 그 사이 이스라엘 걸들도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해서 다음 목적지인 우쉬굴리로 향했다.

함께 즐겁게 여행했던 터키 아저씨 리젭트, 세이트 이스라엘 걸들 야리나, 다헬, 샤칼 그리고 운전을 책임져 준 택시 기사 아저씨 와호. 즐거운 만남이었음을 추억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