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서의 주 여행지 중 하나인 메스티아(Mestia). 조지아의 북서쪽 코카서스 산맥 안에 있는 스바네티(Svaneti) 지역의 작은 마을로 스바네티 지역을 여행하기 위한 입구와 같은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메스티아를 시작으로 아디시(Adishi), 우쉬굴리(Ushguli) 같은 마을까지 트레킹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많기에 스바네티 지역의 대표 마을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처음엔 그냥 산속에 위치해 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해발 1500m에 위치해 있다. 내가 여행했던 기간은 6월말로 바투미에서는 30도가 넘어가는 날씨였으나 메스티아는 고도가 좀 있다 보니 기온도 20도씨 이하로 시원 서늘한 편이었다.
대표 사진으로 메스티아 가는 길에 만난 풍경.
바투미(Batumi)에서 메스티아 가기.
메스티아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주그디디로 가야한다. 수도인 트빌리시(Tbilisi)에 출발하던 바투미에서 출발하던 먼저 주그디디로 간 후 주그디디에서 메스티아로 가야한다. 교통편은 마슈르카를 이용했다.
바투미(버스 터미널) -> 주그디디(기차역 앞 버스터미널) -> 메스티아
그래서 먼저 주그디디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와 바투미 버스 터미널(Old Bus Terminal)로 향했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곧 출발한다는 마슈르카가 하나 있어서 탑승했다. 21인승 승합차였는데 승객을 다 채워서 출발할 줄 알았는데 짐이 많아서인지 10명 정도 탑승 후 바로 출발했다. 비용은 12라리(5000원 가량). 주그디디 가는 중간 중간에 마을(코블레티, Poti, Sabazho, Khobi 등)에 들러 사람이 내리기도 하고 또 타기도 하고 해서 11시에 바투미에서 출발한 마슈르카는 약 3시간이 걸려서 오후 2시경에 주그디디에 도착했다. 도착한 곳은 주그디디 기차역 바로 앞이었는데 이곳이 마슈르카 정류장이었다.
먼저 바투미에서 주그디디 가는 길의 풍경을 올려본다.
바투미에서 타고간 마슈르카의 내부 모습.
바투미를 벗어나니 한적한 외곽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주그디디에 도착하자마자 메스티아행 마슈르카를 수소문 하니 몇 몇 기사가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처음 접한 마슈르카를 보니 9인승 승합차에 2자리를 제외하고는 승객이 타고 있었다. 나를 포함해서 바투미에서 같이 온 친구(브라이언)까지 탑승하면 자리가 꽉 차게 되는 상황. 그래서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다른 마슈르카 기사가 와서 자기 차로 가자고 한다. 그러고는 첫 번째 차량 기사와 한 바탕 싸움이 붙었다. 내용을 정확히 이해는 못했지만 대충 분위기상 첫 번째 기사는 자기 손님 왜 뺐어 가냐고 하는 것 같았고 두 번째 기사는 왜 욕심 부려서 혼사 손님 다 태워 갈려고 하냐는 거였다. 결국 두 번째 기사 아저씨 승. 싸움 중 첫 번째 기사 아저씨의 목소리가 작아지는 걸로 봐서 이쪽에도 상도의라는 있는 듯 했다. 암튼 덕분에 조금 할랑한 마슈르카를 타게 되었다. 처음엔 빈 마슈르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승객이 차서 출발하게 되었다. 비용은 20라리. 지도상에서 보면 바투미에서 주그디디까지 거리가 더 멀어 보이는데 바투미에서 주그디디까지 12라리 였는데 왜 더 비싸지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메스티아를 가면서 왜 비싼지 이해하게 됐다.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기차역 옆에 있던 작은 마트에서 빵과 우유를 사 먹었는데 우유가 아니라 요구르트였고 유통기한도 거의 다 된 상태였다. 그나마 좀 시큼한 맛이 들어 요구르트는 먹지 않고 빵만 먹었다. 손님이 많지 않아서인지 가게에 있는 제품들이 신선해 보이지는 않았다. 참고하시길...
주그디디에서 메스티아로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느 집 앞에 서서 사람을 추가로 태웠는데 살아 있는 염소까지 지붕에 태웠다. 물론 마대에 싸서 싣기는 했는데 가는 내내 울어댄다. --; 같이 탑승했던 영국인 여자는 질겁을 하는 눈치다.
그리고 주그디디를 벗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 산길로 접어들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생각도 못했다. 산길로 접어든 이후 산세는 조금씩 험해지고 차가 올라가는 고도 또한 높아졌다. 조금 전에 저 멀리 보이던 눈이 덜 녹은 지역이 어느새 눈 앞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렇게 3시간 넘게 고불고불 산길을 더 달려서 4시간 만에 메스티아에 도착했다. 4시간의 시간이 길고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그렇진 않았다. 새롭게 보이는 풍경에 카메라 버튼을 눌러대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기 때문이랄까...
결국 바투미에서 주그디디를 거쳐 메스티아까지 소요된 시간은 환승 포함 총 8시간이었다.
주그디디에서 메스티아 가는 길에 만난 풍경을 사진으로 소개해 본다. 마슈르카에 염소를 싣고 있는 모습...
염소가 울어대자 차량 오른쪽에 있는 영국 승객은 멘붕 온 듯...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지켜보고 있다. ㅋㅋ
메스티아 가는 길 잠시 쉬어간 휴게소 같은 곳.
고도가 점점 높아지자 6월말임에도 눈이 채 녹지 않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4시간이 걸려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메스티아에 도착했다. 마슈르카를 세워 준 곳은 Seti Square 근처. 근처에 버스 터미널이 있긴한데 일반적으로 마슈르카가 서는 곳은 아니고 마슈르카는 Seti Square 근처에 마슈르카 오피스들이 있는곳에 서게 된다. 참고로 Seti Square에 인포메이션 센터도 있고 타 마을로 투어를 가는 택시들이 있어서 메스티아 내에서는 교통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묵었던 숙소는 Lenjeri 게스트 하우스. Seti Square로부터는 거리가 좀 있어서 왔다 갔다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게 단점이었으나 상당히 저렴하면서 고품질의 숙소라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처음 찾아갈 때 구글 지도와 살짝 차이가 있어서 멘붕이 왔었기는 했는데 다행히 근처 여자아이의 도움을 받아서 크게 헤메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그 때 당시에도 고마움을 표하긴 했었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대략 7~8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였는데 어려운 단어는 아니었지만 내 질문에 답할 정도의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Seti Square 쪽으로 걸으며 주변 경치를 담아보았다.
맞은편에서 소들이 걸어오고 있다.
다행이 소들이 피해 간다.. ㅎㅎ
한 가지 신기한 것이 소들이 사람은 피해 가는데 차들은 절대 안 피해 준다는 거다. 운전하는 사람들도 그 사실을 아는지 소가 있으면 알아서들 피해 간다. 아래 사진처럼..
그리고 메스티아 둘 째날 찰라디 빙하를 다녀온 후 메스티아 근처 트레킹 정보도 취득할 겸 해서 메스티아 센트럴(Seti Square) 쪽에 가 보았다. 찰라디 빙하는 다음 글에 소개하기로 한다.
메스티아 센트럴 쪽에 있는 Seti Square. 여기에 인포센터 및 주변 마을로 가는 택시(승합차)가 있다. 메스티아 센트럴에 도착할 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따로 챙기지 않고 나왔었는데 그냥 방수 쟈켓 하나 믿고 돌아다녀 보았다.
호텔 오른쪽에 인포센터 간판이 조그맣게 보인다.
메스티아 메인 도로 쪽에 있는 인포센터 간판.
메스티아 근처에 있는 버스 오피스들. 메스티아를 나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마슈르카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마슈르카 오피스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인데 대부분 이 근처에 몰려 있고 가격은 동일하다. 다만 오피스들 마다 차량이 다르므로 참고하도록 하자.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마슈르카 첫 출발 시간이 오후 12시라는 것.
마슈르카 오피스들 위치 파악 후 비도 점점 많이 오고 해서 숙소로 걸음을 돌렸다.
Seti Square에 있는 메스티아 관공서.
그리고 메스티아에서의 마지막 날 메스티아를 떠나기 전 시간이 있어 메스티아를 좀 돌아보았다. 그리고 숙소에서 인연을 맺었던 분들...
2박을 함께 한 독일 아주머니 여행단. 아침과 저녁을 같이 먹으며 담소를 나눠주신 덕분에 숙소에서 심심하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숙소 떠나기 직전 기념 촬영.
숙소 아주머니 티나. 영어가 안되셔서 좀 무뚝뚝하게 보이기도 했지만 있는 동안 살뜰이 챙겨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숙소를 나서서 메스티아 센트럴로 걸으며 담아 본 풍경. 떠날 때가 되니 날이 개인다. ㅜㅡ
마실 나가는 댕댕이.
떠날 때 되니 날 너무 좋은거 아님? 아~ 놔... ㅠㅜ.
이쯤으로 메스티아 소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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