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첫 여행지인 바투미 여행기를 시작하기 전에 조지아에 대한 이야기와 터키 앙카라에서 조지아 바투미(바툼)로 가는 얘기를 조금 해보고자 한다. 조지아는 경치가 좋은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는 나의 요청에 후배가 추천해준 여행지였다.
지리적 위치 :
조지아는 우리에겐 아직 조금 생소한 여행지인데 위치적으로는 유럽이 아니라 아시아에 속해있는 나라다. 터키의 이스탄불이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고 이런 터키의 동쪽에 위치해 있는 나라가 조지아다.
언어 :
물론 대륙상으로 아시아에 속해 있기는 하나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인접해 있으며 러시아에서 건너온 사람들도 많고 해서 나이 드신 분들은 조지아어와 함께 러시아어를 많이 사용한다. 최근 여행객이 늘어난 탓인지 젊은 사람들은 러시아어보다는 영어를 더 많이 쓰는 분위기인 듯하다. 조지아 북쪽으로 코카서스 산맥이 위치해 있어 러시아와 자연적인 경계가 이루어지며 또한 장관을 이루는 고봉들이 많아 이를 여행하기 위한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
교통 :
조지아는 여행을 위한 시스템이 썩 잘 갖춰져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교통 시스템이 아직 좀 미비하다고 할 수 있다. 나라 면적은 우리나라 보다 조금 작으나 도로 상태라던지 이동 시스템이 아직 발전되지 못해 거리 대비 이동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 또한 주 여행지가 산악지방이기 때문에 이동 시간이 더 걸리는 점도 있다. 게다가 방목해서 키우고 있는 소들이 도로 곳곳에 나타나므로 자가 운전을 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따라서 렌트는 추천하지 않는다.)
조지아의 교통은 마슈르카로 불리는 승합차가 대부분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나라 사이의 이동 정도 되는 장거리 여행에는 버스가 이용된다. 마슈르카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인원이 어느 정도 차야 출발하는 시스템으로 상황에 따라서는 출발까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으므로 참고하도록 하자.
수도인 트빌리시에는 지하철도 있기는 하다.
통화 :
조지아 통화는 "라리" 터키의 "리라"와 비슷해서 조금 헷갈릴 수도 있다. 2019년 7월 여행 당시 환율은 400원 조금 넘는 정도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환전을 할 수 있는 곳은 없어 유로로 환전한 후 조지아에서 라리로 다시 환전했다. 물가는 유럽대비 꽤 저렴한 편이어서 300유로 환전으로 숙박비, 음식비, 교통비 등을 포함한 10일 동안 여행 비용을 모두 커버했다.
숙소 :
수도인 트빌리시를 제외하면 게스트 하우스 또는 호텔이 주를 이루며 숙박비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다행히 숙소 전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하는데 무리가 없었으며 가격대비 상당히 좋은 게스트 하우스들이 많이 있다.
인터넷(USIM) :
통신의 경우 조지아에서는 MAGTI(막띠) 텔레콤이 가장 유명한 듯 하다. 그리고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유심카드 3라리에 3GB 데이터 제공 요금이 9라리 토탈 12라리(5000원 정도)에 USIM을 구입 했다.
조지아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바투미(바툼)로의 여행기를 시작해 본다. 참고로 바투미는 영어로 Batumi로 표기 되어 있어 바투미라고 부르지만 터키에서는 "바툼"으로 발음을 하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터키 앙카라에서 비행기를 이용해서 조지아로 넘어 가고자했으나 직항이 없고 이스탄불이나 러시아를 경유를 해야 했다. 또한 경유로 인해 소요되는 시간이 만만치 않아서 그냥 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물론 앙카라에서 바투미까지 버스로 소요되는 시간 역시 18시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여정이다. 바투미는 흑해 연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이자 관광지이긴 하지만 조지아에서의 메인 여행지는 코카서스 산맥에 위치한 메스티아와 카즈베기였기에 잠깐 쉬어 가는 정도로 들렀다.
앙카라에서 바투미 가기.
앙카라에서 바투미까지 걸리는 시간이 18시간이나 되는 관계로 주로 야간 버스를 이용한다. 앙카라 버스 터미널인 ASTI (아스티)에서 전날 표를 구매했는데 표 구입을 위해서는 버스 터미널(ASTI)에 있는 버스회사 사무실을 방문해야 한다. 여기서 또 주의해야할 점은 터키의 매표 시스템이 우리나라 고속버스 매표 시스템과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버스 회사와 관계없이 매표소가 통일되어 있지만 터키는 버스 회사별로 사무실이 따로 있으며 따라서 버스표도 각 사무실에서 판매를 한다는 거다. 버스회사 사무실은 앙카라 지하철과 연결되는 통로가 있는 층(2층?)에 있는데 사무실 문패같은 것도 없어서 그냥 가서는 찾기 힘들다. 1층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물어보고 2층에 위치한 오피스를 찾았다. 가끔 버스회사 직원이 인포메이션 센터 근처에 있다가 승객이 얘기하는 목적지를 듣고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 이 경우 크게 경계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저녁 7시 버스 였으나 연착해서 7시 35분경에 출발을 하게 됐다. 출발지가 이스탄불이어서 그런지 정확한 시간에 출발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한 줄에 3좌석인 줄 알았는데 4좌석인데다가 버스가 생각보다 좀 낡았다. 18시간 어떻게 갈지 살짝 걱정이 되는 순간이었다. 조지아행 버스들이 다 낡은 건지 내가 타고 간 버스만 그런 건지 ㅜㅡ.
내가 이용한 버스의 내부 모습.
모니터까지 달려 있긴하나 버스가 오래되고 낡은 버스였다. 다행이 USB로 핸드폰 충전도 가능하긴 했는데 고장나사 작동하지 않는 USB 포트도 있었다. 내 자리 USB는 고장나서 옆자리 아주머니 USB 포트를 이용했다.
가는 중간 중간 주유소에 들러서 주유도 하고 쉬기도 했는데 그냥 버스에 있다가 밤 12시쯤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5시 경 Cavuslu Dinlenme Tesisleri 라는 휴게소에 잠시 정차했을 때 눈이 떠졌다. 어느덧 버스를 탄 지 10시간이 지나는 시점이었다. 10시간 동안 못 움직여서인지 무릎이 시큰 거렸다. 밖을 보니 구름이 많이 낀 날씨에 해가 밝아오고 있었다. 지도를 보니 휴게소에서 보이진 않았지만 옆으로는 흑해가 있을 터였다. 버스는 다시 출발했고 시간이 지나 해는 뜬 것으로 보이는데 구름 때문인지 아직 어두컴컴했다. 버스가 해안 도로를 달리자 왼쪽으로 흑해가 펼쳐졌다. 도로 오른쪽으로는 간간이 마을이 보이기도 했고 조금 멀리로는 산세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예전 크로아티아 해안가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다시 지도를 검색해 보니 터키의 Trabzon 마을을 지나고 있었다.
버스가 흑해 연안을 계속 달리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며 아름다운 흑해 연안을 감상할 것을 기대했었는데 두터운 구름과 비 때문에 기대에 어긋나고 말았다. 버스에서 바라본 흑해.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버스는 어느덧 조지아의 국경 마을인 사르프(Sarpi)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는 건 처음 이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버스를 타고 출국 수속과 입국 수속을 밟으며 국경을 넘는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출국과 입국 수속을 위해서는 국경 검문소에서 각자 자기의 짐을 모두 가지고 버스에서 내린 후 각자 출입국 수속을 밟고 국경 검문소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 후 국경 건너편에 모여서 다시 버스를 타고 가는 방식이다. 버스를 탈 때만 해도 출입국 심사를 하는 것을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생각을 해보니 당연한 거였다. 조지아는 유럽에 속해 있지도 않고 따라서 당연히 EU에 속하지도 않기 때문에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출입국 심사가 필요한 거였다.
국경 검문소에서의 풍경(조지아 측). 터키쪽에서는 짐 챙겨서 서두르느라 사진 촬영을 못했다.
개인짐을 모두 챙겨서 출입국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움직였다. 출국 심사는 금방 지나갔고 입국 심사에서 잠깐 시간이 걸렸는데 이유는 조지아 비자를 따로 받지 않아서였다. 나도 아무 생각 없이 조지아에 들어오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비자가 필요한 지 아닌지를 사전에 알아보질 않았다(헉!! 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어서인지 입국 심사하는 심사관도 헷갈려하는 눈치였다. 결국 옆에 심사관한테 물어보긴 했는데 그 사람도 딱히 정확히 아는 눈치는 아니었다. 내가 너무 당당하게 서 있어서였는지 잠시 머뭇거리다 질문을 몇 개 하고는 입국 스탬프를 찍어 주었다. 뭐 나중에 알아보니 다행히 조지아는 비자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나라였다. 결국 30분 정도 걸려서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9시 50분 정도에 조지아 쪽으로 넘어왔고 버스는 따로 보안 검색을 하는지 20분 정도 더 지나서 10시 10분 정도에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터키 사람들이었다. 터키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조지아쪽으로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터키인들에 대한 검사를 까다롭게 하는 모양이었다. 버스가 나오고 나서도 1시간 넘게 기다려서야 사람들이 다 모였고 결국 11시 30분이 되어서야 다시 바투미(바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장장 17시간의 버스 여행 끝에 바투미(바툼)에는 12시경 도착을 하게 됐다.
내가 타고온 버스. 사람들이 다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경 검문소 근처 풍경.
환전소도 있긴 하지만 공항처럼 환율이 좋지 않으므로 필요하면 조금만 환전하도록 하자. 바투미(바툼) 구시만 들어가도 환율이 좋은 환전소가 많이 있다.
이쯤으로 조지아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앙카라에서 바투미로의 여행 소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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